산의 지리, 유리한 등반 경로를 예측하는 방법

이번 글에서는 등산을 쉽고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는 꼭 이해하고 알아야 할 산의 지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산의 구조와 형성과정을 이해한다면 보다 유리한 등반 경로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스위스에 위치한 고산지대 암벽

산의 구성 물질

1. 광물 : 광물은 지각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입니다. 지각을 구성하는 7대 광물은 장석, 석영. 감람석, 휘석, 각섬석, 흑운모, 방해석이 있습니다. 이 중 대부분의 암석에 풍부한 장석, 석영은 색깔이 없는 무색 광물이고 감람석, 휘석, 각섬석, 흑운모 등은 철 성분이 풍부합니다. 방해석 광물은 석회암이 주성분으로 건조한 기후에서는 풍화작용에 강하지만 습한 곳에서는 물에 잘 깎이고 무른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2. 암석 : 지각을 이루는 암석은 마그마가 식어 굳은 화성암, 흐르는 물과 바람에 의해 퇴적된 퇴적암, 강한 열과 압력에 의해 화성암과 퇴적암이 변화해 생긴 변성암이 있습니다. 현재 지구 표면을 이루고 있는 암석의 약 75%는 퇴적암이고 지하 내부로 들어갈수록 화성암과 변성암의 비율이 커집니다. 화성암은 지하 깊은 곳에 흐르고 있는 마그마가 지각의 약한 부분을 뚫고 지표로 올라오거나 지하에서 굳어져 만들어진 암석입니다. 퇴적암은 지표면에 쌓인 퇴적물이 굳어져 이루어진 암석입니다. 퇴적암에는 지구의 역사가 담겨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 퇴적암에서 발견되는 화석들을 통해 당시의 지질 환경을 읽을 수 있습니다. 스위스 마터호른에는 과거 아시아의 해저 화석이 있고 에베레스트 정상에는 아열대 해저 퇴적물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산의 형성

1. 내적 작용 : 지형의 골격은 조산운동과 조륙 운동 그리고 화산활동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이를 내적 작용이라 합니다. 지구는 여러 개의 크고 작은 판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판들은 지각과 핵 사이에 있는 맨틀의 영향을 받아 움직이는데 그 결과로 조산 운동이 일어납니다. 많은 등반가에게 도전의 대상이 된 세계적인 고산들 대부분은 중생대에서 신생대에 걸쳐 강력한 습곡과 단층을 수반한 조산 운동을 받아 이루어진 조산대 지역입니다. 이들 지역은 형성 시기가 짧아 침식이 덜 진행되어서 놉고 험한 산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한편 우랄산맥, 애팔래치아산맥과 같은 지역은 고생대에 조산 운동을 받아 이루어진 고기 조산대 지역으로 오랜 침식의 결과 완만한 산지로 남아 있습니다.

 

2. 외적 작용 : 지형의 높고 낮음에 변화를 주는 것은 유수, 바람, 빙하, 해수 등에 의한 침식, 운반, 퇴적작용 입니다. 이것은 지구 외부에서 가해지는 에너지로 이루어지는 외적 작용입니다. 외적 작용은 내적 작용보다 작은 규모의 지형을 만듭니다. 지하에서 생성된 암석이 지표에 노출되면 지각에 의한 하중이 없어지면서 압력이 줄어들어 부스러지게 됩니다. 우리가 높은 산에 오르다 보면 산비탈 부스러진 돌무더기를 쉽게 보는데 풍화작용의 한 종류입니다. 광물 구조에 화학적인 변화가 일어나 화학적 풍화작용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석회암과 같은 암석이 탄산가스가 많은 빗물과 만나 용해되면서 생기는 카르스트 지형도 대표적인 풍화작용입니다. 빙하의 침식으로 인한 빙식 산지는 매우 험준합니다. 높은 산봉우리를 중심으로 여러 개의 골짜기가 발달하면서 이들이 한 점에서 만나는 뾰족한 산봉우리인 '호른'이 만들어집니다. 알프스의 마터호른이 그렇게 생긴 것입니다. 

 

한국의 산악 지형

 

한반도는 동쪽은 높고 서쪽은 낮은 비대칭적인 지형입니다. 중생대 쥐라기 시기 가장 심한 지각변동이라 할 수 있는 '후대동기 조산 운동'을 받아 강한 습곡과 단층 작용으로 곳곳에 산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산의 평균 해발 고도는 482m로 히말라야, 알프스 산지처럼 높고 험준하지 않은 지형입니다. 그중에 서쪽 지역은 유수의 차별적 침식작용으로 대부분 낮은 산지가 발달하고 드물게 북한산, 관악산, 계룡산 등의 진구 형태가 높은 산지가 나타납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산인 북한산의 경우 백운대, 인수봉을 비롯한 수많은 봉우리 대부분이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화강암은 침식과 풍화에 약하다고 하나 그것은 높은 습도와 기온을 가진 환경에 노출되었을 경우입니다. 한반도의 경우 4계절이 뚜렷해 비를 맞는 날도 있지만 빗물은 금방 씻겨 내려가고 햇볕에 금방 마르게 됩니다. 즉 수분 침투가 잘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상대적으로 침식에 강해질 수 있었습니다.